유가 폭등 시대 투자법 (AI슈퍼사이클, 유가상승, 배당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다시 불붙으면서 브렌트유가 배럴당 113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저도 처음엔 '뉴스 과장 아닐까' 싶었는데, 직접 데이터를 들여다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유가·금리·AI 자본지출이 동시에 요동치는 지금, 투자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제 경험과 함께 풀어보겠습니다.
AI 슈퍼사이클이라는데, 저는 처음에 믿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ChatGPT가 처음 나왔을 때 별로 쓸 일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알파고가 나왔을 때도 "바둑은 바둑이지"라며 넘겼고요. 근데 어느 순간부터 뭔가 궁금한 게 생기면 검색창보다 AI를 먼저 켜고 있더라고요. 더 빠르고, 더 맥락 있는 답을 줬기 때문입니다. 그때 직접 겪어보니, 이게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는 걸 체감했습니다.
시장도 비슷한 흐름입니다. 골드만삭스는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의 AI 자본지출(CapEx)이 올해 7,650억 달러에서 2031년에는 1조 6,000억 달러로 불어날 것으로 추산합니다. 자본지출이란 기업이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설비·인프라에 투자하는 돈을 말합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같은 빅테크들이 클라우드 매출에서 28~63%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앞다투어 지출을 늘리고 있는 상황입니다(출처: Goldman Sachs Insights).
이 흐름이 가져오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AI가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경로를 세 가지로 짚었습니다.
- 메모리·광(Optics) 등 핵심 전자부품 가격 상승: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면서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메모리 가격이 이미 폭등 중입니다.
- 소프트웨어 구독료 인상 압력: AI 기능이 탑재되면서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가격이 순차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 전기 요금 인상: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폭증하면서 일부 지역의 전기료가 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고 AI 투자 자체가 버블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습니다. S&P500 기업의 1분기 EPS(주당순이익) 서프라이즈율이 예상 대비 20.7%나 높게 나왔고, 이는 5년 평균인 7.3%의 거의 세 배입니다. EPS 서프라이즈란 실제 발표된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얼마나 웃돌았는지를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단순히 빅테크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중형주 중심의 S&P600 지수 EPS 성장 전망도 연초 8%에서 21%로 껑충 뛰었습니다. 저는 AI 시장이 분명 성장하겠지만, 경제에는 사이클이 있다고 믿습니다. 지금 성장주에 자금이 몰린 만큼, 언젠가는 방어주·배당주로 다시 쏠리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가 상승, 뉴스만 보면 안 되는 이유
회사에서 SAP 프로그램으로 전환하던 때가 생각납니다. 더존에서 SAP로 바꾸는 과정에서 처음엔 화면 구성조차 낯설었습니다. 그때 제가 한 건 딱 하나였습니다. 직접 이것저것 눌러보고, 화면을 캡처해서 팀원들과 공유한 것이었습니다. 모르면 일단 손을 대봐야 한다는 거, 그때 제대로 느꼈습니다. 유가 데이터를 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뉴스 헤드라인만 보면 절반만 보는 겁니다.
이번 유가 급등의 핵심은 호르무즈 해협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폭 50~80km의 좁은 해로로, 전 세계 원유 해상 운송량의 약 20%가 이곳을 통과합니다. 4월 8일 휴전 이후 처음으로 이란이 아랍에미리트를 향해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고, 미국은 이란 고속정 6척을 격침했습니다. 그 결과 브렌트유 선물은 5% 상승해 배럴당 113달러에 달했고, WTI(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도 3% 뛰어 105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7월 말까지 해협이 열리지 않으면 유가가 6월 중 최소 배럴당 14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셰브런의 마이크 워스 CEO는 "단순히 가격 문제가 아니라 연료를 확보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는데, 이 한 마디가 지금 상황을 가장 정확하게 설명한다고 봅니다. 제 생각에도 이미 파괴된 원유 시설들이 복구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고, 유가가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정보의 노이즈입니다. 개장 전 이란 파르스 통신이 미 해군 함정이 미사일 2발을 맞았다고 보도했지만, 미 중부사령부는 즉각 부인했습니다. 그런데도 유가는 오름세를 유지했습니다. 지정학적 위기 상황에서 실시간 뉴스는 진위 확인 전에 시장을 먼저 움직입니다. 원자재 시장에서는 팩트보다 심리가 먼저 가격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직접 관찰하면서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30년물 5% 돌파, 그래도 배당주를 모읍니다
저는 지금 SCHD 1,000주 모으기를 목표로 하고 있고, 현재 42%를 달성했습니다. SCHD란 미국 고배당 우량주에 분산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로, 장기 배당 성장 투자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인기 있는 종목입니다. 누군가는 "지금 예금 이자가 5%인데 왜 주식을 하냐"고 묻습니다. 저도 그 논리가 틀린 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한 바구니에 다 담는 것보다 분산이 더 마음 편합니다.
미 국채 30년물 수익률이 5%를 넘어섰습니다. 국채 수익률이란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연간 수익률을 의미합니다. 수익률이 오른다는 건 채권 가격이 떨어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넷 전략가는 "30년물 5%가 붐 루프(Boom Loop)가 붐 루프란 AI 자본지출과 재정 부양책이 맞물려 명목 GDP를 끌어올리는 선순환 구조를 뜻합니다)가 깨지는 마지노선"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금리가 이 선을 넘어 급등하면, 지금의 주가 상승 흐름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뉴욕 연방은행 존 윌리엄스 총재는 올해 인플레이션이 약 3%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출처: Federal Reserve Bank of New York). 유가·관세·AI 부품 가격이 동시에 물가를 밀어 올리는 상황에서, 시장에서는 올해 Fed(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고, 금리 인상 가능성에 베팅하는 비율이 30~40%까지 올라갔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단기 예금 금리 5%가 매력적으로 보이는 건 당연합니다.
그럼에도 저는 SCHD를 계속 모을 생각입니다. 배당 수익률과 배당 성장률을 함께 고려하면 단기 예금보다 장기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리스크가 없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여유 자금 일부는 예금에 넣는 방식으로 분산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제 판단이고, 투자 상황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각자 기준을 세우는 게 중요합니다.
결국 지금 시장은 호재와 악재가 복잡하게 뒤섞인 상태입니다. AI 슈퍼사이클이 실적을 받쳐주는 한편, 유가 급등과 금리 상승이 그 선순환에 균열을 낼 가능성도 있습니다. 저는 SCHD를 꾸준히 쌓으면서 1,000주를 넘어 10,000주까지 가는 긴 호흡의 계획을 유지할 생각입니다. 단기 뉴스에 휘둘리기보다, 직접 데이터를 들여다보고 제 기준으로 판단하는 습관이 결국 가장 믿을 수 있는 나침반이더라고요.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